바보들의 행진 (1975), '병태와 영자' 시리즈의 탄생.


◆한국영화/90년대 이전 2011.03.26 12:18 Posted by mullu



바보들의 행진 (1975) 바보들의 行進 The March of Fools

하길종
출연 윤문섭 (병태 역), 하재영 (영철 역), 이영옥 (영자 역), 김영숙, 김상배

70년대 젊음을 대변하는 아이콘 '병태와 영자'

우리나라의 70년대 80년대 젊음을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남녀의 이름은 바로 '병태와 영자' 이다. 그 병태와 영자 시리즈를 탄생시킨 작품이 바로 이 영화 최인호 베스트 소설 원작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이다.

송창식의 '왜 불러'와 함께 70년대 군사독재 시절 당시 대학생들의 낭만 생활을 가장 잘 표현한 영화로 당시만 해도 대학생은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던 시절이다.이들이 보여주는 바보같은 행동과 낭만등은 당시의 암울한 사회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하겠다..현실에서는 데모가 줄을 이었지만 영화는 정 반대로 연애 영화가 대히트를 하던 시절이다..무조건 젊은이들은 정부비판적인 내용을 영화에서도 언급하거나 암시해서도 안되던 시절..영화속에서는 연애 이야기 밖에 보여줄게 없었겠다..


정권 비판적인 내용은 당연히 제작도 못했겠지만 장발 단속을 피해 말썽꾼으로 도망 다니는게 청춘영화에서 보여줄수 있는 최대한의 항변 이었다.장발로 경찰이 부르자 송창식의  '왜 불러' 노래가 나오며 병태와 영철이 도망가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엄청 웃었을듯 하지만 개봉 당시에는 이 장면도 잘렸다고 한다.당시의 시퍼런 검열속에서 연애 이야기 임에도 이 영화 역시 30분 가량이 검열에서 잘려 나가야만 했다..

병태에게 칠판 글씨좀 지우라는 장면이 있는데 칠판에는 '이상국가' 라고 적혀있다. 병태는 '사구가'만 남기고 다 지운후 '사쿠라' 라고 쓰는 장면도 있는데 다 쓰진않고 사구라라고 쓰면서 사쿠라를 암시만 한다..이 장면도 잘렸는지 안 잘렸는지는 모르겠다.

당시 국도극장 앞을 메운 인파..

한국 영화치고는 그야말로 대히트한 영화임을 알수있다..이 영화의 대 히트이후 이 영화속의 주인공 이름을 딴 후속작, 병태와 영자, 속 병태와 영자 등등 병태와 영자 시리즈가 줄줄 히트했다.그 최초 선상에 있는 영화가 바로 바보들의 행진이다...


당 시대의 히트곡 '고래사냥'과 아바의 하니 하니.음악이 배경으로 나오는데 물론 당시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거나 하지는 않은 무단 사용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알수있는 것들..


당시에는 교통비가 20원이다..차비 20원은 빼놔 ~ 라는 대사로 알수있다.그리고 영자가 자기 친구들에게 병태를 소개시켜 주면서 호프집에서 병태 체면을 차려주기 위해 돈을 몰래 쥐어주고 계산 하라는 장면이 있는데 2천원을 준다..백원짜리도 지폐로 있던 시절이다.병태가 돈이 얼마 없다며 '백원짜리 세장밖에 없다' 라고 한다.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로 강제로 술취한 영철을 11시 반이라고 술집에서 내쫒는 장면도 있다..게다가 통금에 걸려 경찰서에 잡혀오자 '대학생이 술먹으면 어떡해!'.라는 경찰의 대사도 나온다,..

 


이 시대는 영화 홍보에서 흑백 스틸사진이 일반적으로 쓰이던 시절이다. 일반적으로 인쇄물에 의존하던 시절인지라 대부분 인쇄물들이 흑백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당시의 기술로 알록달록 유치한 색상의 칼라사진 보다 흑백을 더 고상하게 쳐주던 관습때문이다.

특별출연 땅딸이 이기동과 최인호.

이 영화에는 당대 최고 인기 코메디언 이기동씨와 원작자 최인호씨가 특별출연한다..


과 대항 막걸리 마시기 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깜작 출연하게 된다.이 영화는 특별한 사건을 위주로 끌고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저 이런 대학생활의 방황과 낭만에 대한 에피소드들의 나열이다..지금 관점에서 보면 특별히 극을 끌어갈만한 큰 사건 이랄만한 일은 없다.그럼에도 열광적 호응을 받았던건 그 시절, 젊은이들의 공감대를 크게 자극했다는 것..결국 내용을 요약해 보자면 군대를 가야만 하는 젊은날의 방황쯤 되겠다..

70년대 청춘들의 방황..남자는 군대..

병태와 영자는 미팅에서 만나 친구가 되지만 영자는 병태가 군대갔다 올동안 자기는 할머니가 된다며 우리는 동갑이기 때문에 친구 이상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여자는 비쌀때 팔아야 한데'..'거기다 너는 철학과 잖아 철학과 나와서 나 어떻게 먹여 살릴래? '그러면서 병태가 군대가 있는동안 결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병태와 영철은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세울수 없고 군대를 가야하므로 연애도 제대로 빠져들지 못한다..

당시대 유행했던 우울한 통기타 가요들..캠퍼스 잔디위에 또다시 황금물결...고래사냥을 가겠어..동해엔 고래가 있어..

결국 병태와 영철이 그렇게 군대를 앞두고 술먹고 방황하고..낭만적인 우울을 즐기는 내용이다..영철은 사회에 자신이 없어 동해바다로 고래잡으로 간다며 자전거를 타고 절벽에서 뛰어들어 자살하고 병태가 군대를 가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난다.

병태야 몇년이야? 3년이야..3년 너무 길다...영자야 나 3년있다 올께..


마지막 엔딩 명장면..


이 영화는 우울함을 남기면서 병태도 영자도 친구로서 서로 사랑한다 라던지 그런 내용은 없다.어차피 남자는 군대를 가고 3년이란 시간차가 생기게 되므로...현실앞에 나약한 청춘들..그러나 정말 현실적인..내용들.병태야 너 머리 깍으니까 이쁘다..그리고 도시락을 건네주고 잠깐 나와보라고 하지만 그럴수도 없고 열차는 떠나간다..몇년이야? 3년..3년 너무 길다...영자는 뛰어올라 절박하게 키스를 하려고 하고..계속 실패하자 결국 헌병이 도와주면서 첫 키스를 하게 되지만..열차는 떠나간다..영자는 뛰면서 밥먹은후엔 꼭 양치질 하고..이런 당부를 하면서...그렇게 영화는 끝이난다..

후속작 병태와 영자에서는 군인이 된 병태에게 영자가 면회를 오는 내용이다...정말 현실적인 내용이고 젊은이들이 열광했던 70년대 청춘들의 평범한 친구같은, 그러나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 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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