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몽'이 된 구로사와 아키라의 '꿈' (1990),


◆일본영화 2011.04.25 11:41 Posted by mullu



꿈 (1990) 夢 Dreams

구로사와 아키라
출연 네기시 토시에, 테라오 아키라, 바이쇼 미츠코, 하라다 미에코, 즈시 요시타카

원전 사고, 구로사와 아키라는 어느날 꿈을 꾸었다..그리고 그것은 지금 현실로 다가왔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말할것도 없이 영화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감독중 한명이다..그의작품 '7인의 사무라이' 는 전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 1위로 선정 되기도 했다..그런 그가 1990년도에 옴니버스 단편으로 만든 영화 '꿈' 자신이 꾼 꿈들을 소품처럼 하나하나 몽상적으로 나열한 당시에는 참 싱거운 영화구나 했는데 나이가 먹고 조금더 세상을 살아보니 이 영화가 다르게 보인다..게다가..

이 영화는 지금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당한 일본의 상황을 그대로 정확하게 예언한 예지몽과도 같은 영화가 되어 버렸다..정말 구로사와 아키라는 그런꿈을 꾼것일까...


우선 이 영화는 일본 영화지만 워너 브라더스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워너 브라더스가 처음부터 제작을 했는지 나중에 판권을 구입했는지는..구로사와 아키라가 어떤 꿈들을 꾸었다고 말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1. 여우비.

구로사와 아키라의 어린시절, 맑은 하늘에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여우비 라고 하며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고 한다..어머니는 여우가 시집가는것을 사람들이 보는것을 싫어하므로 이럴땐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하지만 주인공은 호기심에 숲속에 들어가게 된다..그리고 실제 여우가 시집가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집으로 도망쳐 온 소년에게 어머니는 여우가 화났기 때문에 용서를 받기 전에는 집에 들여놓을수 없다고 한다..그리고 칼을 하나 쥐어 주는데..할복을 하던지..여우를 어떻게 하던지..대부분 여우는 용서를 안한다고 한다..소년은 칼을 하나 쥐고 여우가 머문다는 무지개 끝을 향해 길을 떠난다..

2. 복숭아 밭

가장 일본적이고 몽환적인 꿈..어린 구로사와는 집에 누나 친구들이 놀러와 과일을 대접한다.그런데 여섯명인줄 알았는데 다섯명 뿐이다..그 한 소녀는 구로사와의 눈에만 보이는것..그 소녀를 따라 밖으로 나간 구로사와에게 복숭아 꽃의 정령들이 나타나 소년을 야단치기 시작한다..왜 우리를 베었느냐고..소년은 자신도 나무가 베어져 슬퍼 울고 정령들은 소년을 위로하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모든 복숭아 나무가 베어졌지만 한구루.소녀가 서있던 자리에는 복숭아 나무가 그대로 있다..

3. 눈보라

구로사와는 겨울 산악등반을 나서다 조난을 당하게 된다..한치 앞을 볼수없는 눈보라가 몰아치고 일행들은 점점 지쳐 가는데..결국 구로사와는 쓰러져 정신을 잃게 된다..잠들면 그대로 죽음의 세계로..


그때 나타난 눈의 정령..아름다운 여인이 그에게 뭔가를 덮어주며 눈은 따뜻하고 알음은 뜨겁다..라고 말하자 구로사와는 정신이 든다..여인이 사라지자 폭풍우는 멈추고 햇볕이..구로사와의 눈앞에는 캠프가 보인다..

4.터널

장교로 전쟁이 끝나고 홀로 걷는 구로사와..한 터널앞에 서자 자신의 부하였던 유령이 나타나 자신이 진짜 죽은것인지를 묻는다..


 

구로사와는 죽음의 책임을 느끼지만 죽은것은 어쩔수없는법..뒤로 돌아이 갓! 명령을 내리고 유령 소대는 어둠속으로 사라진다..강아지 한마리 만이..

5.까마귀

미술 화랑에서  고호의 작품들을 보던 주인공..고호가 살던 마을로 들어간다..


고호의 집을 물어 찾아가 고호를 만나고 주인공은 고호의 그림속을 여행하기 시작한다..고호가 그린 그림 까마귀의 배경에 서있다 그림밖으로 빠져 나온다..

6.붉은 후지산

후지산의 화산이 폭발하고 원전이 방사능을 유출하기 시작, 사람들은 도시를 빠져나가기 위해 아비규환에 빠지게 된다..

 


정말 무서운건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능..방사능 유출에 책임있는 사람이 그 위험성을 설명하고 자살하려고 하고..세슘과 요오드등이 색깔별로 안개처럼 주인공을 덮쳐온다..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아기에게 그 안개가 닿지 않도록 옷을 벗어 휘두른다..

7. 귀신이 울부짖는다.

핵으로 초토화된 일본, 이미 멀쩡한 생물체는 사라지고..변종이 된 거대 식물..그리고 악마가 된 한 노인에게 어떻게 된일인지 구로사와는 묻기 시작한다..죽고 싶어도 죽을수 없는 사람들..식량은 없고 약자 순으로 잡아 먹히며 그 안에서도 계급이 형성된다.


 

악마로 변해버려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곳을 보여준후 구로사와도 동참하라고 달려들고 구로사와는 도망친다..

8. 물레방아 마을..

마지막 꿈..악몽을 지나 동화속 같은 마을에 도착한 구로사와..백살이 넘게 산 노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때 지나가는 장례식 행렬..마을은 축제 분위기...


 

냇가를 나무로 만든 다리로 건너 사라진다..

눈뜨고 남의 꿈을 보는 몽롱한 기분..이 단편적인 꿈들속에서 어떤것을 느끼는 지는 관객 각자 판단에 따른다..십년전, 뭐 이런 싱거운 영화가 다 있냐고 분위기만 몽롱한채 눈뜬채 꾸는 꿈같다는 감정만 느껴도 좋고 뭔가 우리의 인생을 돌아보는 의미를 부여해도 좋다..특히나 후지산과 그 이후의 꿈은 현재 일본의 상황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상황이므로 구로사와 아키라가 예지몽을 꾼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연령대와 처한 환경에 따라 전부 각자 다른 느낌이 들수밖에 없는 꿈 이야기..정말 독특한 영화란 생각이다..개인적으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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