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마을 (1965),남자보다 바다...해녀의 귀환..


◆한국영화/90년대 이전 2012.01.01 07:00 Posted by mullu



갯마을 (1965)

김수용
출연 신영균 (상수 역), 고은아 (해순 역), 이민자, 황정순 (성구 어머니 역), 전계현 (순임 역)

한국 여인네들의 과거 삶을 돌아보는 영화들..

예전 한국영화들에서 여자가 주인공이 되는 영화들은 한결같이 여자의불행을 다루고 있다.특히나 '감자'를 비롯 '뽕','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등을 보면 가난하지만 그저 구박해도 남편만 믿고 행복을 느끼는 아내 캐릭터가 대부분인데 그 부분에서는 거의 에로티시즘을 바탕에 깔게된다..그짓이 유일한 과거 여인네들의 낙이라고나 할까..남자에게 사랑만 받는다면 가난따윈 괜찮아...이다.우리나라 과거 여인네들의 삶이 그러했으리라..

갯마을 역시 바다에서 태풍으로 인해 과부가 된 주인공이 다른 남자를 따라 뭍에 갔다 결국 그 남자도 죽고 의지할데 없어 다시 지인들이 모여사는 갯마을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남자 없어도 좋아..80년대라면 에로티시즘 위주였을 텐데..60년대 영화인지라 에로티시즘 보다는 바다가 나의 고향이라는 철학 문학적 주제를 담고있다..원작 역시 소설이며 에로티시즘을 내세운 80년대 영화들에 비해 같은 주제이지만 여인네들의 삶에 대한 한과 애환을 솔직하게 담아낸 문학 작품같은 영화로 한국영화 걸작 100선에 당당히 합류한 작품이다..


남자는 고깃배를 타고 여자는 해녀를 하고..이 갯마을에는 대대로 과부들이 득실거린다..시어머니도 과부,이웃집도 과부..고깃배를 타고 나가 실종되는 남자들이 그만큼 많기에..


운명의 그날, 비바람이 몰아치고 태풍이 불어대더니..역시나 주인공 남편이 탄 배도 돌아오지 않는다.의례 연례 행사이듯 주인공 포함, 또 과부들이 우루루 생산되게 된다..


무당을 앞세워 천도제를 지내고 그야말로 꽃같은 나이에 청상과부로 해녀질만 하면서 늙어가야될 팔자가 된 주인공..


남편 있을때부터 주인공을 좋아해 바라보던 총각놈 하나..슬슬 접근하다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만다..이제 임자는 내 사람이야..주인공 역시 죄책감은 들지만 본능은 남자를 원하니..몰라 될대로 되라지..열녀문 같은건 필요없음 이다..


형수의 청상과부 됨을 불쌍히 여긴 시동생, 술집에서 자기 형수와 썸씽을 떠벌리는 남자를 한대 패주긴 했는데..어머니에게 형수를 재가 시키자고 청하게 된다.시어머니 역시 자신이 청상과부 이기에 그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느리를 몰래 재가 시키기로 동의 한다..


부디..행복하게 잘 살그라..마을 사람들 모르게 며느리를 남자와 떠나보내는 시어머니와 시동생..주인공은 울면서도 결국 시어머니의 뜻을 따라 남자 따라 정든 갯마을을 떠나게 된다..

 


바다에서 살아봤으니 이번엔 산이다..두 남녀는 산속에서 살게되면서 남자는 막일, 여자도 막일..그러나 둘은 행복하다..다른 남자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다른 남자와 말을 나누는것을 본 남자는 의처증이 발동해 주인공을 패다가 사고로 자기가 죽게된다..뭔놈의 운명이 이다지도 기구하던가..산속에서 주인공 덤덤하게 울어주고..


혼자서 남편의 시신을 매장하고 보따리 하나 움켜쥔채 정처없는 길을 떠난다...


갈곳이 없는 주인공, 다시 갯마을로 복귀, 마을 사람들과 시어머니의 환대를 받으며 여느 갯마을의 과부들처럼 자신도 갯마을 과부의 삶을 받아들인다.

여인들의 운명,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된다..

과부가 된 운명에 순응하며 삶을 받아 들이는것, 결국 복잡한 세상사에 치어 사는 인간이 돌아갈곳은 대자연의 품속이란 것...과부로 복귀하여 바다로 귀의하는 60년대 주인공의 기구한 운명을 지켜보면서 관객들은 깊은 공감과 감동을 느꼈으리라 여겨진다..지금 시대 같으면 그다지 공감대 형성이 안될 확율이 많으므로 현대 한국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제이다..지금 시대에서 보면 80년대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이 우루루 에로티시즘을 내세워 등장했지만 이 영화 갯마을은 그런 영화들 과는 달리 통속적이지 않으며 60년대 단편 소설을 읽는듯한 문학적 느낌을 주는 영화라고 하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