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주],진실을 아는 관객들을 고문한다.


◆한국영화 2009. 12. 27. 07:00 Posted by mullu



파주 (Paju, 2009)

감독 박찬옥
출연 이선균, 서우, 심이영, 김자영

막막하다는 표현이 딱어울리는 영화 '파주'


3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2010) 초청개막작(박찬옥)
14회 부산국제영화제(2009) 수상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 (NETPAC)(박찬옥) 후보뉴커런츠(박찬옥)

해외언론의 극찬을 받은 '질투는 나의힘' 박찬옥 감독의 신작'파주'.영화는 뿌연 안개속을 헤매다 결국 영화속 주인공에게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채 막막한 답답함을 안겨주고 끝난다.진실을 아는 관객들을 한없이 우울함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비극이다.대부분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것에 주목적을 둔다면 영화 '파주'는 정 반대인셈이다.


일단,한국영화계의 고질적 병폐 선정적인 문구와포스터의 낚시질이 영화 '파주'를 삼류 불륜극으로 오인 받게 만드는 오점이다.한국 대중들이 아무리 유치하다해도 이런 80년대 감성에 넘어가는 수준은 아니라는것을 영화 홍보관계자들은 모르는듯 하다.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 김중식을 자책감으로 몰아가는 구도로 세명의 여인이 등장한다.첫번째, 첫사랑의 여인 대학선배의 아내로 남편이 감옥에 가있는동안 그의 집에 숨어살면서 욕정을 못이겨 관계를 갖게 되지만 결국, 아이에게 화상을 입히는 원죄를 얻게된다..그 죄책감으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결혼하게된 두번째 여인, 그리고 그 인연으로 얽히게 된 여주인공 처제 이다..


영화는 상당히 불친절하게  관객들에게 아무런 언질도 없이 마구 시간을 과거로 넘나든다.그러므로 아무런 사전정보를 얻지못한 관객은 그 조각들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나서야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수 있게 된다.현재에 발생한 미스테리,안개속의 뿌리가 과거서부터 계속 이어져왔음을 나타내는 연출이라고 하겠다.


영화 파주에서 보여주는 사랑은 달콤한 부분이 단 한군데도 없다.온통 아프고 쓰리고 조금만 건드리면 파국을 치닫게 되는 상처들 뿐이다.은모의 사랑이 그렇고 중모의 사랑이 그렇다.은모는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떠나게 되고 중모는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죄책감을 속죄하는 고행의 삶을 살아간다..


독립영화로 국제 영화제에서 극찬을 이끌어 낸 요인은 이 둘의 사랑의 방정식이 매우 고통스러움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조금씩 파헤쳐가는 묘사에 있다.영화 포스터에서 기대하는 그런 불륜적인 모습은 영화내내 한 장면도 없다.그저 서로 사랑을 숨긴채 고통받는 두 객체적 인연이 있을뿐이다..

왜 은모는 중식을 고발하게 되는가?

마지막 장면은 진실을 알고있는 관객을 일부러 고문시키려는 의도가 여실히 보인다.진실이 밝혀지는 대신 반대의 파국으로 치닫기 때문이다.은모가 상처받을것을 염려해 진실을 감추는 중식을 오해한 은모는 중식을 보험 사기로 고발하게 된다.

이 결말에 대해 감독은 관객들에게 알아서 각자 해석하고 이해하라는 여지를 남기고 있는데 많은 수의 현대 관객들은 영화에서 이런 독창적 사고를 요구하는것에 그다지 달가워 하지 않는듯 하다.

어떤이는 은모가 중식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빼냈다고도 하고, 어떤이는 사랑하는 감정을 죄의식으로 부터 숨기기 위해 도망치는것이라고 하고.관객에 따라 은모가 중식이 자신과 맺어지기 위해 언니를 살해(?)한것으로 오해했다고 느낄수도 있다.

 


어차피 감독이 영화에서 말해주지 않은 부분이므로 어떤것도 정답일수도 정답이 아닐수도 있다..관객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에게 상처를 주기 싫어 거짓말을 한 남자 주인공이 또 다시 오해를 안은채 비극 속으로 또 빨려들어가는 안타까움만이 남게될 뿐이다.마지막 은모가 안개속을 향해 떠나가듯 관객 역시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안개속을 갈수밖에 없는것이다..한국 영화에서 두번이상 보게 되는 영화는 그리 흔치 않다. 파주는 아마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뭔가 답답한 심정에 어떤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관객들이 다시한번 보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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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entalife.tistory.com BlogIcon dentalife 2009.12.28 07: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리뷰만 보면 영화를 보고 싶은건 병인가요? ㅎㅎ
    그렇다고 보지는 못할 것 같지만... ㅠㅠ

    • Favicon of https://neostar.net BlogIcon mullu 2009.12.29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파주는 관객취향에 따라 평가가 극으로 나뉠것 같다는 생각이네요..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영화는 아닙니다.보면 막 답답해지고 우울해지는..그런 영화지만 보고나서 후회되는 영화는 아닙니다.